울산 남구 ‘신화마을’은 마을미술 프로젝트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문화관광부와 울산 남구청이 2010년 공동으로 ‘마을미술 프로젝트’를 벌인 데다, 지역 예술가들이 추가로 벽화를 그리고 작품을 유지·보수하고 있다.
화가 곽영화씨(51)와 주민들은 지난달 신화마을 관광객을 대상으로 각종 상품을 제작, 판매할 ‘아트팩토리신화’란 마을기업을 만들었다. 관광객의 쉼터 역할을 하면서 먹거리와 음료수 등을 팔기 위해서다. 신화마을에는 주중 70~80여명, 주말은 200~250여명의 관광객들이 찾지만 휴식공간이 마땅치 않았다. 곽씨는 “내년에 전용미술관이 문을 열고 지역 예술가들이 입주하면 고래인형이나 각종 액세서리, 벽화 그림엽서 등을 만들어 팔 생각”이라며 “일자리도 늘어나고 생계가 어려운 예술가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에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활용한 마을기업이 속속 생기고 있다. 마을기업은 신화마을과 울주군 옻밭체험마을 등을 포함해 모두 16개이다.
울산의 대표적인 슬럼가였던 신화마을이 마을미술프로젝트에 힘입어 예술마을로 거듭났다. 예술가와 주민들은 지난달 ‘아트팩토리신화’라는 마을기업을 만들었다.
‘여울’은 생태하천으로 유명한 울산 태화강 방문객들을 위한 쉼터이다. 15년 전부터 태화강 생태를 탐사해온 주민들이 지난해 3월 생태카페로 출범했다. 여울은 태화강 삼호 대숲 등에 서식하는 백로·떼까마귀 같은 철새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간단한 간식거리와 함께 커피, 음료수 등을 판매해 연간 1200여만원의 매출을 올린다. 박창현 여울 대표(54)는 “여울은 생태 보존활동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구심체 역할을 하면서 시민 계몽도 동시에 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전가마솥손두부’는 주전지역 특산물인 콩을 활용한 웰빙식품을 생산 판매한다. 영농체험학습장도 운영하고 있는 이 마을기업은 65세 이상 노년층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매출액도 연간 4700여만원에 이를 만큼 반응도 좋다. 이 마을기업은 올 하반기에는 사회적기업으로 전환할 것을 준비 중이다. ‘사랑길 제전장어’는 재래식 짚불곰장어 구이점으로 유명한 마을기업이다. 주민들은 마을회관을 리모델링해 식당으로 만들고 제전마을의 특산물인 장어를 상품화했다. 이 기업은 지난해 행정안전부의 우수 마을기업에 선정됐다.
또 재활용 자전거 수리 및 대여를 하는 ‘두 바퀴의 세상’, 헌옷이나 가방·지갑 같은 중고품 취급과 패션페인팅 교육을 하는 ‘우리마을 보물상자’, 각종 서각·소품·가구 등을 만드는 ‘아마존주식회사’ 등 울산에는 다양한 마을기업이 운영 중이다.
울산시는 마을기업에 1차년도 5000만원 이내, 2차년도 3000만원 이내의 사업비를 지원하고 있다.
울산발전연구원 황진호 박사는 “다른 지역의 우수 사례를 배우고, 기업 운영상의 문제점과 해결 방안을 모색하면서 공동체 구성원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려고 애쓴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