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는 온라인으로만 구매가 가능(www.asiafairtrade.net)한 규모이지만 공정무역네트워크가 꿈꾸는 미래는 결코 작지 않다. 이 대표는 “윤리적 소비, 착한 소비를 통해 가난한 제3세계의 생산자에게 경제적 이익을 주고, 궁극적으로는 보다 나은 세계를 만든다는 신념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지구촌은 환경과 윤리를 생각하며 지갑을 여는 소비자가 늘고 있습니다. 이 물건이 내 손에 들어오기까지 심각한 인권문제는 없었는지, 이 물건 때문에 어느 가난한 나라의 숲이 파괴되고 있지는 않은지 염려하는 등 소비행태가 변하고 있습니다.”

공정무역은 유럽에선 이미 60년 전에, 일본에선 1990년대부터 시작되었지만 한국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착한 소비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 불과 4~5년 전이다. 이 대표는 아시아공정무역네트워크가 한국의 공정무역 운동을 더욱 확산시키는 전초기지가 될 것이라고 했다.

“우리가 일상에서 먹고 입고 쓰는 물건에는 가난한 생산자들의 존엄한 노동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공정무역 제품은 이 제품을 누가 어디서 어떻게 만들었는지 ‘얼굴’이 보입니다. 사람 냄새 물씬한 ‘이야기가 있는 거래’이기 때문이죠. 아시아공정무역네트워크도 가격표의 이면을 읽고 생산자와 소비자 간에 서로의 온기를 나누는 ‘인간의 얼굴을 한 장터’가 될 것입니다.”

이 대표는 성균관대 재학 시절인 1985년 서울 미문화원 점거 농성으로 3년간 복역했다. 출소 후 막노동부터 책 외판원, 과외교사, 학원강사 등 안 해본 일이 없다. 복역 당시 담당 변호사였던 아름다운재단 박원순 상임이사(현 서울시장)의 권유로 2001년 참여연대에 발을 들여놓았다. 2002년에는 박원순 상임이사와 일부 시민운동가들이 함께 문을 연 ‘아름다운가게’의 사무처장을 맡으면서 착한 소비, 공정무역 등에 눈을 떴다.

“공정무역은 개발도상국에 대한 배려나 지원이 아닙니다. 오늘을 함께 사는 우리가 더불어 행복해지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이제 지갑을 열기 전에 마음을 먼저 열어야 합니다. 초콜릿 하나, 커피 한 잔에도 지켜야 할 ‘공정’이 있습니다. 공정한 세상은 우리의 아름다운 마음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아시아공정무역네트워크는 베트남 빈프억성의 캐슈넛뿐만 아니라 앞으로는 닥농지역의 패션프루츠, 베트남 북부 소수민족이 재배하는 홍차류, 말린 과일류와 견과류 및 이를 원재료로 한 국내 농산물 가공식품 등으로 취급 제품 수를 늘려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