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로컬푸드 마을기업 '효자'양양 송천떡, 삼척 조청
소득·일자리 창출 톡톡
강릉 질상도 법인 추진
박은성기자 esp7@hk.co.kr 2012.05.31

 

지난달 30일 강원 강릉시 사천면 덕실리 마을회관이 모처럼 북적였다. 강릉지역의 전통음식인 '질상'을 활용한 마을기업 사업설명회가 열린 자리였다. 주민들이 공동출자 해 상품화하려는 질상은 모내기와 단오가 끝난 뒤 일꾼들을 위해 집집마다 한가지 메뉴를 만들어와 벌였던 축제음식이다. 진달래에 꿀과 솔잎, 대나무 잎, 찰밥을 넣어 담근 송죽두견주 등 독특한 음식들이 가득하다. 주민들은 국비 2,500만원와 시비 1,750만원, 도비 750만원을 지원받아 법인을 설립, 조만간 본격적인 사업에 나선다.

 

덕실리가 아니고는 쉽게 맛보거나 체험할 수 없는 만큼 경쟁력이 충분한 아이템으로 평가된다.

강릉에서는 덕실리 외에도 강동면 풍호마을(연꽃 및 연가공 식품), 왕산면 바람부리 마을(유기농 산채) 등 4곳이 마을기업을 추진 중이다. 이처럼 타 지역의 성공사례에 자극 받아 로컬푸드를 활용한 마을기업 설립이 줄을 잇고 있다.

 

강원발전연구원이 최근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양양 송천떡 마을 영농조합은 지난해 9억원의 짭짤한 수익을 올렸다. 계곡의 맑은 물과 양질의 국산 쌀을 사용해 손수 빚은 떡이 전국적인 인기를 모았기 때문이다. 40여년 전 부업처럼 시작된 떡 만들기가 이제는 송천마을 30여 가구의 본업이 됐다.

 

삼척시 가곡면 동활리 복동아리마을과 속초 하도문 영농조합은 각각 조청과 엿, 친환경쌈채를 상품화 해 연간 10억원 안팎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또한 강원 속초시의 응골딸기마을 딸기단지 공동체, 수제 아바이왕순대 상인공동체 등도 지역을 대표하는 마을기업으로 자라났다. 이들 기업은 모두 마을사람들이 공동출자해 실질 소득증대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무엇보다 지역의 청정 특산물을 활용한 로컬푸드 전략이 맞아 떨어진 결과라는 게 연구원의 설명이다.

 

강원발전연구원 지경배 연구위원은 "마을 기업은 식재료 등을 외부에 의존하지 않아 창업에 따른 리스크가 낮은 편"이라며 "조례 제정 등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1마을 1기업' 육성이 가능해 진다면 농촌소득 증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