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동 금융위원장이 25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열린 ‘2012 코리아 이코노믹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안성식 기자]사회적 기업의 자금 조달이 보다 쉬워질 전망이다. 금융위원회가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 ‘코넥스(KONEX)’에 사회적 기업 참여를 활성화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25일 코리아중앙데일리가 주최한 ‘2012 코리아 이코노믹 포럼’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열린 이 행사엔 국내외 경제인과 주한 외교사절 등 140여 명이 참석했다.
김 위원장은 “코넥스를 통해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이나 신생 기업들이 직접 자금을 조달하면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고령화·저출산 시대에 부응해 각종 사회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적 기업도 코넥스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회적 기업은 비영리단체와 영리기업의 중간 형태로, 공익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영업활동을 한다. 국내에도 재활용품 판매업체 ‘아름다운 재단’이나 장애인이 생산하는 과자를 파는 ‘위캔’ 같은 회사가 있지만, 주식 시장에 상장된 사회적 기업은 없다. 김 위원장은 “우리 경제는 앞으로 고령화 사회에 대비해 많은 사회적 기업이 나올 것”이라며 “이런 사회적 기업을 코넥스에 상장시키면 기업 활동이 활성화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우리금융 매각은 지난해 8월 예비입찰에서 1개사만 입찰에 응해 유효 경쟁 요건 미달로 매각 절차가 중단됐다. 김 위원장은 최근 본지 인터뷰를 통해 “우리금융 민영화를 연내에 재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본지 4월 24일자 E2면>
그는 이날 강연에서도 “우리금융이 지주회사 설립 11년 만에 건전한 금융회사로 성장한 만큼 공적 자금을 회수할 적절한 시기”라며 “지난해엔 국제 금융 시장 여건이 나빴기 때문에 매각에 성공하지 못했고 올해는 매각 상황이 됐다고 생각했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강연에서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경제 시스템인 신자유주의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금융 시장에서도 자율성 대신 안정성과 공공성이 보다 강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금융에 대한 신뢰를 키우기 위해 경영 투명성을 강화하고 소비자 보호에 좀 더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이 경제적으로 눈부시게 발전했는데도 왜 이렇게 사회적 분노가 심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빠른 성장 과정에서 양극화 해소 노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다”며 “장기적 성장을 위해 정부가 직접적으로 양극화 해소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엔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조준희 기업은행장, 하영구 씨티금융지주 회장 등 금융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또 세르조 메르쿠리 이탈리아 대사, 비시누 프라카시 인도 대사, 페카 우오리스토 핀란드 대사 등 주한 외교사절과 외국계 기업 최고경영자(CEO)들도 참석했다.
코넥스(KONEX· Korea New Exchange)
금융위원회가 설립 추진 중인 제3 주식시장. 자금 조달이 어려운 초기 중소·벤처기업에 자금 조달 통로를 만들어 주자는 취지. 자기자본이나 매출 등 시장 등록 요건을 코스닥 시장보다 낮췄다. 대신 개인 투자를 금지하고 기관 등 전문투자자에게만 투자를 허용한다. 금융위는 4월 중 관련 공청회를 열고 입법 절차를 확정할 계획이다.
